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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시트 영화 리뷰 (청춘 생존, 장르 균형, 서사 분석) 취업 실패를 거듭하는 20대 청년이 어머니 칠순잔치 자리에서 유독가스 테러를 맞닥뜨린다. 이 황당한 설정 하나가 2019년 한국 영화 흥행 순위 상위권을 꿰찬 작품, 바로 엑시트입니다. 처음 이 설정을 들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재난과 코미디가 이렇게 잘 맞물릴 수 있다는 게 반신반의였거든요.평범한 청년이 재난의 중심에 서기까지주인공 용남은 클라이밍 동아리 출신의 백수입니다. 클라이밍(Climbing)이란 암벽이나 인공 구조물을 맨몸의 악력과 근력, 루트 판단력으로 오르는 스포츠로, 국내에서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생활 스포츠로 급격히 저변이 확대되었습니다. 영화는 이 배경을 단순한 캐릭터 설정으로 쓰는 게 아니라, 이야기 전체를 끌고 가는 핵심 동력으로 활용합니다.제가 직접 단편 영화.. 2026. 4. 9.
왕과 사는 남자 리뷰 (배경, 연기, 클라이맥스)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부터 기대치가 위험할 정도로 높았습니다. 그 높은 기대가 결국 아쉬움을 더 크게 만들었는지도 모릅니다. 배우들의 연기는 분명 빛났지만, 영화의 그릇이 그 연기를 온전히 담아내기엔 조금 얕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비극의 땅, 청룡포가 만들어낸 배경이 영화의 배경은 강원도 영월 청룡포입니다. 조선 역사에서 단종이 유배된 실제 장소인 이 공간은,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이고 험준한 산세가 나머지를 막아선 천연의 고립지입니다. 영화는 이 지리적 폐쇄성을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들의 심리적 감금 상태를 시각화하는 장치로 활용합니다.이야기는 청룡포를 지키는 촌장 어도가 마을 사람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사냥에 나서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여기서 저는 이 도입부의 설계.. 2026. 4. 9.
알라딘 실사 리메이크 (음악 연출, 윌 스미스, CGI 한계) 리메이크 영화를 볼 때 가장 걱정되는 게 뭔지 아시나요? 저는 "원작을 그냥 따라 찍은 건 아닐까"입니다. 2019년 디즈니 실사판 알라딘을 보기 전에도 그 걱정이 먼저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예상보다 훨씬 고민 흔적이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음악, 퍼포먼스, 캐릭터 해석 모두에서요.음악이 장면을 이끄는 방식영화를 만드는 입장에서 음악을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느냐는 늘 고민거리입니다. 저는 한동안 음악을 보조 요소로만 썼습니다. 장면이 먼저고, 음악은 그 뒤를 따라가는 식으로요. 그런데 알라딘을 보면서 그 생각이 흔들렸습니다.이 영화의 핵심 장면인 A Whole New World 시퀀스는 뮤지컬 영화의 전형적인 문법인 다이에게시스(Diegesis) 방식으로 연출됩니다. 여기서 다이에게시스란 극 중.. 2026. 4. 9.
프로젝트 헤일메리 (문제해결, 외계협력, 결말해석) SF 영화를 보다가 "이건 그냥 볼거리 영화구나" 싶어서 중간에 흥미가 뚝 떨어진 경험, 한 번쯤은 있으시죠? 저도 그런 적이 꽤 많았습니다. 그런데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보고 나서는 좀 달랐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도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는데, 이게 단순한 생존 SF가 아니라는 걸 그제야 실감했습니다. 아스트로파지라는 미생물 하나가 인류 문명 전체를 흔드는 이야기, 그리고 그걸 해결하는 방식이 전혀 예상 밖이었습니다.과학이 배경이 아니라 주인공인 영화대부분의 SF 영화는 과학적 설정을 배경으로 깔고 인간 드라마를 전면에 세웁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반대입니다. 계산하고, 실험하고, 실패하고, 다시 설계하는 과정 자체가 이야기의 중심입니다.저는 영화를 만들 때 장면을 결과 중심으로 구성하는 편이.. 2026. 4. 8.
파묘 해석 (친일파, 풍수 침략, 독립운동가) 공포 영화라고 하면 귀신이 나와 관객을 놀래키는 장면이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도 파묘를 보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 한참을 멍하니 있었습니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이 영화가 하려는 말의 무게 때문이었습니다.친일파와 을사오적, 영화 속 이름의 비밀파묘에서 의뢰인 집안의 조상 이름 박근혜이 처음 명정(銘旌)에서 드러나는 장면이 있습니다. 명정이란 죽은 자의 신분과 이름을 적어 장례 때 사용하는 깃발을 말합니다. 그 명정에는 '중추원 부의장 후작 박근혜'라고 적혀 있었습니다.중추원 부의장이라는 직책이 어느 정도인지 처음엔 감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조선 총독부의 1인자가 조선 총독, 2인자가 정무총감이었고, 중추원 의장은 정무총감이 겸직했습니다. 즉 중추원 부의장은 일.. 2026.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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