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228 핸섬가이즈 (오해 코미디, 배우 케미, 장르 혼합)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처음에 이 영화를 완전히 잘못 읽었습니다. 제목만 보고 가볍고 밋밋한 로맨틱 코미디겠거니 했는데, 실제로 보고 나니 그 예상이 얼마나 안일했는지 깨달았습니다. 오해와 편견이 도미노처럼 쌓이면서 100분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는 영화, 핸섬가이즈입니다.오해가 만들어내는 코미디 구조핸섬가이즈를 보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서사 장치였습니다. 전문 용어로 말하자면 이 영화는 '드라마틱 아이러니(Dramatic Irony)'를 핵심 장치로 활용합니다. 드라마틱 아이러니란 관객은 진실을 알고 있지만 극 중 인물들은 그것을 모르는 상태에서 벌어지는 긴장과 웃음을 의미합니다. 주인공 형제는 그저 전원생활을 꿈꾸며 드림하우스를 구하러 온 평범한 두 남자인데, 주변 사.. 2026. 6. 8. 영화 30일 리뷰 (기억상실, 결혼 생활, 강하늘 정소민) 결혼 생활이 망가지는 이유가 사랑이 식어서일까요, 아니면 익숙해진 탓일까요. 영화 30일은 이혼 직전 부부가 동반 기억상실을 겪으면서 그 답을 정면으로 들이밉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단순한 로맨틱 코미디라고 생각했다가, 끝나고 나서 한참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기억상실이라는 장치가 결혼 생활의 어디를 건드리는가기억상실은 영화에서 워낙 자주 쓰이는 소재라 처음엔 그냥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30일이 흥미로운 건, 이 장치를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이 이미 끝난 이후에 갖다 붙였다는 점입니다. 서로의 과거를 몽땅 잊은 상태에서 두 사람은 처음 만난 사람처럼 반응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영화가 날카로운 질문 하나를 던집니다. 결혼 생활을 버티게 하는 건 감정인가, 아니면 그동안 쌓아온 상처와 습.. 2026. 6. 7. 육사오 영화 리뷰 (로또 설정, 남북 협상, 코미디 톤) 로또 1등 당첨금이 바람에 날려 군사분계선을 넘어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말도 안 되는 상상이지만, 영화 육사오(6/45)는 이 황당한 전제를 아주 진지하게, 그리고 유쾌하게 밀어붙입니다. 저도 처음엔 단순한 오락 영화겠거니 했는데, 직접 겪어보니 예상보다 훨씬 촘촘하게 웃음을 쌓아 올리는 작품이었습니다.말도 안 되는 설정이 영화 안에서 자연스러운 이유전역을 앞둔 말년병장 박찬호가 로또 1등에 당첨됩니다. 당첨금은 57억 6,507만 2,844원. 실수령액 기준으로는 세금을 제하고 약 39억 1,495만 9,160원이 됩니다. 여기서 실수령액이란 당첨금에서 소득세와 지방세 등 제세공과금을 공제한 뒤 실제로 수령하는 금액을 의미합니다. 그 거금이 적힌 종이 한 장이 바람에 날려 철책선을 넘어 북쪽으로 사라져.. 2026. 6. 7. 와일드씽 리뷰 (오정세, 트라이앵글, 재기) 한국 코미디 영화 중 "웃기지도 못하면서 막판에 눈물을 강요하는" 작품을 만나본 적 있다면, 와일드씽은 그 반대편에 있는 영화입니다.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보고 나오면서 꽤 오랫동안 기분이 좋았습니다. 한물간 혼성 댄스 그룹의 재기 이야기인데, 생각보다 훨씬 깔끔하게 마무리됩니다.오정세 없었으면 무너질 뻔했던 코미디 완성도솔직히 이 영화에서 코미디 완성도를 따지면 좀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직접 보고 난 첫 느낌은 "강동원, 박지현, 엄태구 셋이 열심히 하는데 뭔가 허전하다"는 것이었습니다.캐릭터 서사(character arc)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여기서 캐릭터 서사란 인물이 영화 안에서 어떤 내면적 변화와 성장을 겪는지를 보여주는 흐름을 말합니다. 댄스 머신 황현우(강동원), 래퍼.. 2026. 6. 7. 백룸 영화 리뷰 (리미널 스페이스, 공간 공포, 케인 파슨스) 솔직히 저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공포영화란 결국 뭔가가 튀어나오는 장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백룸을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귀신도, 살인마도 없는데 상영 내내 어딘가 갇혀 있는 것 같은 압박이 사라지질 않았습니다. 다 보고 나서도 한참 동안 그 노란 벽지 이미지가 머릿속에서 지워지질 않았습니다.인터넷 괴담 하나가 극장까지 온 사연이 영화의 출발점은 꽤 특이합니다. 2019년, 익명 커뮤니티 포챈(4chan)에 낡은 사무실 복도 사진 하나가 올라왔습니다. 사진 아래엔 짧은 설명이 붙어 있었습니다. 현실의 벽을 잘못 통과하면 백룸에 떨어지고, 거기엔 오래된 카페 냄새와 윙거리는 형광등 소음, 그리고 끝없이 이어지는 텅 빈 방들만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시 이런 이미지들을 가리키.. 2026. 6. 6. 해피 데스 데이 2U (세계관 확장, 감정선, SF 타임루프) 전편이 재미있어서 후속작까지 찾아보는 일, 꽤 흔한 경험이죠. 저도 해피 데스 데이 1편을 꽤 인상 깊게 봤던 터라 2편을 켰는데, 처음 10분을 보면서 '어, 이거 내가 알던 그 영화 맞나?' 싶었습니다. 해피 데스 데이 2U는 전편과 같은 타임루프 설정을 쓰면서도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 속편입니다. 공포에서 SF로, 살인마 추격에서 감정적 선택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한 작품입니다.세계관 확장: 타임루프에서 멀티버스로1편에서 타임루프(time loop)란 주인공 트리가 같은 하루를 계속 반복해서 살아가는 구조였습니다. 여기서 타임루프란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시간이 무한 반복되는 서사 장치를 의미합니다. 관객은 범인을 찾는 추리 과정과 반복되는 죽음 속에서 주인공이 변해가는 과정을 따라갔죠.2편은 이 설정에 .. 2026. 6. 6. 이전 1 ··· 4 5 6 7 8 9 10 ··· 3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