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81 히말라야 영화 리뷰 (선택의 무게, 동료애, 데스존) 산에 오른다는 것이 용기일까요, 아니면 무모함일까요. 영화 히말라야를 보면서 저는 이 질문에 쉽게 답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단순한 등반 성공기가 아니라, 살아 돌아오지 못한 사람을 데리러 다시 산으로 향하는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만큼, 화면 너머의 무게감이 달랐습니다.선택의 무게: 데스존에서 인간은 무엇을 선택하는가등산 용어 중에 데스존(Death Zone)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데스존이란 해발 8,000m 이상의 고도를 가리키는데, 이 구간에서는 산소 분압이 극도로 낮아져 인체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어렵습니다. 쉽게 말해, 오래 머물수록 몸이 스스로를 소모하며 죽어가는 구간입니다. 영화 속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의 장면들이 그토록 절박하게 느껴졌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저도.. 2026. 5. 4.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캐릭터, 서사, 속편) 1편이 나온 지 정확히 20년 만입니다. 저는 이 숫자 하나로 이미 기대와 불안이 동시에 밀려왔습니다. 20년이면 캐릭터도, 배우도, 세상도 달라질 시간이니까요. 감독 데이빗 프랭클과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에밀리 블런트, 스탠리 투치까지 주요 4인방이 모두 돌아왔다는 사실이 그나마 안도감을 줬습니다. 과연 그 20년의 무게를 영화가 제대로 담아냈을까요?20년 후의 캐릭터들, 달라진 것과 달라지지 않은 것영화를 보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캐릭터들의 '포지션 변화'였습니다. 1편에서 앤디는 패션 매거진 런웨이에서 미란다의 퍼스트 어시스턴트(First Assistant), 즉 편집장의 수석 비서로 일했습니다. 여기서 퍼스트 어시스턴트란 단순 비서 이상의 역할로, 편집장의 스케줄부터 개인적인 심부.. 2026. 5. 3. 리 크로닌의 미이라 (오리엔탈리즘, 바디호러, 시나리오) 공포영화 한 편을 고르면서 "이 정도면 무난하겠지" 싶었던 적이 있으실 겁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제목부터 직관적이고, 감독 이름까지 붙어 있으니 자신감 있는 작품이겠거니 했는데, 막상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조금 복잡했습니다. 리 크로닌의 미이라, 재미있다고 말하기도 애매하고 완전히 나쁘다고 잘라 말하기도 어려운 영화입니다.뻔한 시나리오와 무너진 핍진성이 영화를 두고 "클리셰(cliché) 덩어리"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그 의견에 상당 부분 동의합니다. 여기서 클리셰란 너무 많이 반복되어 신선함을 잃어버린 진부한 장치나 표현을 뜻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저주받은 공간, 가족을 위협하는 빙의, 진실을 파헤치는 외부인이라는 구조가 거의 교과서처럼 나열됩니다.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케이티가 석관.. 2026. 5. 2. 영화 짱구 리뷰 (청춘 성장, 서사 구조, 캐릭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 바람의 주인공 짱구가 어른이 되어 배우를 꿈꾼다는 설정, 정우가 각본·연출·주연까지 직접 맡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꽤 기대를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서는 이게 제가 기대했던 청춘 성장 이야기가 맞는지 한동안 의문이 들었습니다.영화 짱구, 어떤 이야기인가영화 짱구는 2009년 개봉한 한국 독립 영화 바람의 후속작입니다. 당시 바람은 독립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신만 관객을 동원하며 비공식 천만 영화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오랫동안 회자된 작품입니다. 정우, 손호준, 지승현 등 지금은 이름이 널리 알려진 배우들이 이 영화를 통해 얼굴을 알렸습니다.이번 짱구는 2025년 4월 22일 개봉했으며 상영 시간은 95분, 15세 이상 관람가입니다. 이야기는 간단합니다. 배우를 .. 2026. 5. 2. 원 위크 리뷰 (로드무비, 삶의 방향, 내러티브) 말기암 진단 후 오토바이 한 대를 사서 서쪽으로 달린다. 이게 영화 원 위크(One Week)의 전부입니다. 처음 이 설정을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또 죽음 앞의 버킷리스트 영화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보고 나서 그 판단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인정해야 했습니다.감정을 설계하는 방식: 내러티브 구조 분석원 위크는 2008년에 제작된 캐나다 로드무비입니다. 로드무비(Road Movie)란 주인공이 이동하는 여정 자체를 서사의 중심축으로 삼는 장르를 말합니다. 단순히 배경이 도로라는 게 아니라, 이동 자체가 인물의 내면 변화를 이끄는 서사 장치로 기능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 장르의 문법상 목적지보다 과정이 중요하고, 원 위크는 그 원칙을 매우 충실하게 따릅니다.주인공 벤은 국어 교사입니다. 글 쓰는 꿈.. 2026. 5. 2. 문폴 리뷰 (재난 스케일, 설정 분석, 관람 전망)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별 기대 없이 틀었다가, 어느 순간 제가 화면에서 눈을 못 떼고 있더라고요. 달이 궤도를 이탈해 지구로 접근한다는 설정, 그 하나만으로 2시간을 끌고 가는 영화가 문폴입니다. 재난 장르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한 번쯤 끝까지 붙잡히게 될 작품입니다.달이 떨어진다는 설정, 얼마나 과감한가제가 직접 봐봤는데, 문폴의 핵심은 설정의 스케일에 있습니다. 달의 궤도 이탈, 즉 달이 지구 주위를 도는 정해진 경로에서 벗어나 지구 쪽으로 접근하기 시작한다는 전제가 영화 전체를 움직이는 동력입니다. 이 상황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지구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요. 중력 교란(gravitational disruption)이라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여기서 중력 교란이란, 천체 간 인력의 균형이 깨지면.. 2026. 5. 1. 이전 1 ··· 5 6 7 8 9 10 11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