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3 끝장수사 리뷰 (버디무비, 코미디, 수사물) 극장에서 영화를 고를 때 "이거 굳이 극장에서 봐야 하나?"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저도 끝장수사를 보기 전에 그 고민을 잠깐 했었는데, 보고 나서는 결론적으로 아깝다는 감정이 더 컸습니다. 아까운 이유가 재미없어서가 아니라, 잘 될 수 있었던 영화가 여러 이유로 제 가능성을 다 못 펼쳤기 때문입니다.버디무비 공식에 갇힌 코미디, 왜 삐걱거렸나끝장수사는 버디무비(buddy movie) 장르를 기반으로 합니다. 버디무비란 성격이 정반대인 두 주인공이 처음에는 충돌하다가 점차 호흡을 맞춰가는 서사 구조를 말하는데, 경찰 파트너물에서 가장 자주 쓰이는 포맷입니다. 배성우가 연기한 제역과 정가람이 연기한 중어의 설정도 그 전형을 그대로 따릅니다. 잘 나가다 강등된 베테랑 형사와, 재벌 2세 인플루언서 출신 신입.. 2026. 4. 10. 엑시트 영화 리뷰 (청춘 생존, 장르 균형, 서사 분석) 취업 실패를 거듭하는 20대 청년이 어머니 칠순잔치 자리에서 유독가스 테러를 맞닥뜨린다. 이 황당한 설정 하나가 2019년 한국 영화 흥행 순위 상위권을 꿰찬 작품, 바로 엑시트입니다. 처음 이 설정을 들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재난과 코미디가 이렇게 잘 맞물릴 수 있다는 게 반신반의였거든요.평범한 청년이 재난의 중심에 서기까지주인공 용남은 클라이밍 동아리 출신의 백수입니다. 클라이밍(Climbing)이란 암벽이나 인공 구조물을 맨몸의 악력과 근력, 루트 판단력으로 오르는 스포츠로, 국내에서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생활 스포츠로 급격히 저변이 확대되었습니다. 영화는 이 배경을 단순한 캐릭터 설정으로 쓰는 게 아니라, 이야기 전체를 끌고 가는 핵심 동력으로 활용합니다.제가 직접 단편 영화.. 2026. 4. 9. 파묘 해석 (친일파, 풍수 침략, 독립운동가) 공포 영화라고 하면 귀신이 나와 관객을 놀래키는 장면이 전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도 파묘를 보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서 한참을 멍하니 있었습니다. 무서워서가 아니라, 이 영화가 하려는 말의 무게 때문이었습니다.친일파와 을사오적, 영화 속 이름의 비밀파묘에서 의뢰인 집안의 조상 이름 박근혜이 처음 명정(銘旌)에서 드러나는 장면이 있습니다. 명정이란 죽은 자의 신분과 이름을 적어 장례 때 사용하는 깃발을 말합니다. 그 명정에는 '중추원 부의장 후작 박근혜'라고 적혀 있었습니다.중추원 부의장이라는 직책이 어느 정도인지 처음엔 감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조선 총독부의 1인자가 조선 총독, 2인자가 정무총감이었고, 중추원 의장은 정무총감이 겸직했습니다. 즉 중추원 부의장은 일.. 2026. 4.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