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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Ali Inay (CC0, Openverse)
하루 한 끼로 몇 킬로를 뺐다가 다시 먹자마자 체중이 돌아오고 있다면, 세 끼를 먹으면 더 찔 것 같아 겁이 나실 겁니다. 저도 서른한 살 봄에 점심 한 끼만 먹어서 6주 동안 61kg에서 56.2kg까지 뺐는데, 그 뒤 5개월 만에 65kg이 됐습니다. 시작할 때보다 4kg이 더 찐 채로 끝난 셈입니다.
점심 한 끼로 버틴 6주, 65kg이 되기까지
방식은 단순했습니다. 아침은 블랙커피 한 잔, 점심은 회사 근처 식당에서 평소처럼 먹었고 저녁은 먹지 않았습니다. 퇴근 후에는 물과 탄산수만 마셨습니다. 첫 주에 1.5kg이 빠지자 이게 답이라고 믿었습니다.
4주차부터 몸의 반응이 달라졌습니다. 오후 4시가 넘으면 모니터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사무실에서 저 혼자 카디건을 벗지 못했습니다. 머리를 감고 나면 배수구에 걸린 머리카락이 눈에 띄게 늘었고요. 5주차에는 생리 예정일이 지나도 소식이 없었고, 결국 두 달을 건너뛴 뒤로도 한동안 주기가 들쭉날쭉했습니다.
무너진 건 6주차 금요일 회식이었습니다. 한 달 넘게 저녁을 안 먹다가 고기와 술 앞에 앉으니 멈출 수가 없었고, 집에 와서 편의점 과자와 컵라면까지 먹었습니다. 그 뒤로는 '월요일부터 다시 한 끼'를 선언했다가 목요일쯤 밤 배달로 깨지는 일이 되풀이됐습니다. 여름이 되자 제 하루는 아침 거르기, 점심 과식, 저녁은 참다가 밤 10시에 배달 주문하기로 굳어 있었습니다. 밤 배달이 주 4~5회로 늘면서 한 달 식비가 평소보다 20만 원 넘게 더 나왔고, 그해 9월에 체중계가 65kg을 찍었습니다.
의지 문제가 아니라 구조가 틀렸던 세 가지
그때는 참을성이 없어서 실패했다고 생각했습니다. 1년 뒤 세 끼를 먹으며 살을 빼고 돌아보니, 하루 한 끼라는 구조 자체가 실패로 가게 되어 있었더군요.
첫째, 한 끼에 하루치를 몰아 먹었습니다. 오늘 먹는 유일한 밥이라고 생각하니 점심 메뉴가 점점 커졌습니다. 제육덮밥에 계란찜을 추가하고 후식으로 라테까지 마시는 식이었죠. 이렇게 많이 먹은 날일수록 오후 3시에 졸음이 쏟아졌고, 퇴근길 허기는 더 셌습니다. 그렇게 먹어도 하루 전체로는 1,000kcal 안팎이었고, 단백질을 먹을 기회는 하루에 딱 한 번뿐이었습니다.
둘째, 몸이 먼저 브레이크를 걸었습니다. 먹는 양을 확 줄인 뒤 제 몸에 나타난 건 추위, 오후의 멍함, 생리 중단, 탈모였습니다. 체중계 숫자는 내려가는데 몸은 비상 상태로 버티고 있었던 겁니다. 그 상태에서 다시 먹기 시작하자, 6주 동안 뺀 4.8kg보다 훨씬 많은 8.8kg이 5개월 사이에 붙었습니다.
셋째, 끝나는 날만 있고 돌아갈 식사가 없었습니다. 6주 동안 저는 살이 빠지는 평소 식사를 한 번도 연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만두는 순간 돌아갈 곳이 다이어트 전 식습관밖에 없었고, 거기에 6주 동안 쌓인 허기까지 더해졌습니다.
Photo: Cole Kennedy (PDM, Openverse)
세 끼로 돌아가는 순서, 2주에 한 끼씩
그해 10월, 65kg에서 다시 시작하면서 규칙을 하나 정했습니다. 2주에 한 끼씩만 손본다. 하루 한 끼에서 곧장 세 끼 식단표로 넘어가면 그것도 6주짜리 이벤트로 끝날 게 뻔했으니까요.
- 1~2주차, 아침: 출근길 편의점에서 삶은 달걀 2개와 무가당 두유 1팩을 샀습니다. 250kcal 정도입니다. 점심과 저녁은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 3~4주차, 점심: 메뉴를 줄이는 대신 먹는 순서를 바꿨습니다. 나물 반찬을 먼저, 그다음 고기나 계란, 밥은 마지막에 먹고 3분의 2공기에서 숟가락을 놓았습니다. 덮밥은 이 순서가 안 돼서 이 기간에는 백반이나 정식을 골랐습니다.
- 5~6주차, 저녁: 밤 10시 배달 대신 저녁 7시 전에 먹기 시작했습니다. 요리를 못해서 편의점과 배달을 그대로 썼습니다. 편의점에서는 닭가슴살 1팩, 샐러드 1개, 작은 즉석밥 1개를 골랐고, 배달은 포케를 시켜 밥을 절반만 먹었습니다.
6주가 지나자 하루 식사는 아침 250kcal, 점심 600kcal, 저녁 550kcal 정도, 합쳐서 1,400kcal 선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하루 한 끼로 버티던 때보다 400kcal쯤 더 먹으면서 뺀 셈입니다. 다만 이건 제 키와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하는 활동량에서 나온 숫자라,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오후에 배고파서 멍해지지 않는 선을 먼저 찾는 게 맞습니다.
이 과정에서 얻은 결론이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하루 한 끼를 하던 사람은 점심 양을 줄이는 것보다 아침을 붙이는 게 먼저라는 것입니다. 아침을 먹기 시작하고 열흘쯤 지나자, 점심을 아직 손대기 전인데도 계란찜 추가나 후식 라테를 찾지 않게 됐습니다. 억지로 참은 게 아니라 12시에 덜 배고팠기 때문입니다. 다른 하나는 많이 먹은 다음 날에도 굶어서 메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회식 다음 날에도 달걀과 두유는 그대로 먹었습니다. 한 끼를 빼서 메우기 시작하면 다시 하루 한 끼로 돌아간다는 걸 이미 겪어 봤으니까요.
좋아하는 음식도 끊지 않았습니다. 떡볶이는 주 1회, 1인분을 둘이 나눠 먹는 걸로 정했습니다. 운동은 세 끼가 자리를 잡은 뒤인 4개월차에 시작했습니다. 헬스장 PT를 주 2회씩 3개월 받았고, 그 뒤로는 집에서 하는 근력운동 주 3회 20분과 출퇴근 걷기로 바꿨습니다. 식단과 운동을 한꺼번에 시작하지 않은 것도 같은 이유였습니다. 둘을 같이 벌이면 하나가 흔들릴 때 둘 다 놓을 것 같았거든요.
처음 2주는 오히려 늘었고, 1년 뒤 55kg
아침을 붙인 첫 2주 동안 체중은 오히려 0.6kg 올랐습니다. 역시 세 끼는 안 되나 싶어서 그만둘 뻔했는데, 그때 체중 재는 날을 매일 아침에서 매주 월요일 아침으로 바꿨습니다. 매일 재니까 하루하루 오르내리는 숫자에 기분이 끌려다녔기 때문입니다. 3주차부터 체중은 다시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시작한 10월을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시점 | 체중 | 그 무렵 달라진 것 |
|---|---|---|
| 시작(10월) | 65kg | 아침 거르기, 점심 과식, 밤 배달 주 4~5회 |
| 2주 | 65.6kg | 아침에 삶은 달걀 2개와 두유 1팩 추가 |
| 3개월 | 63kg | 6주차에 세 끼 완성, 밤 배달 주 1회 정도 |
| 6개월 | 60kg | 4개월차부터 PT 주 2회 |
| 12개월 | 55kg | PT 3개월 뒤 홈트 주 3회 20분과 출퇴근 걷기 |
한 달 평균 0.8kg 정도입니다. 하루 한 끼로 6주에 4.8kg이 빠졌던 것과 비교하면 답답할 만큼 느린 속도죠. 그런데 그 4.8kg은 5개월 만에 덤까지 붙어서 돌아왔고, 이번에 뺀 10kg은 2년째 54~56kg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숫자보다 먼저 달라진 건 오후였습니다. 오후 4시의 멍함은 10월에 시작하고 한 달쯤 지나 사라졌습니다. 밤 10시 배달은 저녁을 7시 전에 먹기 시작한 뒤부터 줄어서, 두 달쯤 됐을 때 주 1회 정도로 내려왔습니다. 생리 주기는 석 달쯤 지나 일정해졌는데, 그 기간에 산부인과 진료도 같이 받았기 때문에 식사만의 효과라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머리카락이 덜 빠진다고 느낀 건 반년쯤 지나서였습니다.
지금 한 끼로 버티고 있다면
하루 한 끼를 하는 중이거나, 이미 저처럼 무너져서 밤마다 배달을 시키고 있다면 제가 1년 동안 해 보고 남긴 방법은 이렇습니다.
- 오늘 저녁부터 다 바꾸려 하지 말고, 내일 아침부터 시작하세요. 편의점 삶은 달걀 2개와 무가당 두유 1팩이면 충분합니다.
- 처음 2주 동안 체중이 조금 오르는 건 미리 각오하고, 체중계에는 일주일에 한 번만 올라가세요.
- 아침과 점심이 자리 잡으면 그다음이 저녁입니다. 밤 배달을 참으려 하지 말고 7시 전에 먼저 드세요. 편의점이라면 닭가슴살 같은 단백질 하나, 샐러드 하나, 작은 즉석밥 하나로 고르면 됩니다.
- 목표 속도는 한 달 1kg 안팎으로 잡으세요. 한 달에 3kg씩 빠졌던 하루 한 끼는 5개월 만에 되돌아왔습니다.
생리가 두 달 넘게 멈췄거나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고 있다면, 또는 지병이 있거나 임신 중이라면 식사 방식을 바꾸기 전에 먼저 의사와 상의하세요.
저는 한 끼로 6주에 4.8kg을 뺐고, 세 끼를 먹으며 1년에 10kg을 뺐습니다.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는 건 뒤의 10kg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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